천송이 만그루
무무의 선물

By 2022년 08월 16일작가 인터뷰

『무무의 선물』 천송이 만그루 작가 인터뷰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표지 이미지>

 

『무무의 선물』이 출간되었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천송이 만그루) 막연하게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 왔던 꿈이 이루어져 많이 설레고 기쁘네요. 무무와 당당이에게 큰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

 

‘생일’이라는 주제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천송이 만그루) 아이들에게 생일은 너무도 기다리고 있던 날, 기쁜 날이에요.
생일이 오기 며칠 전,  길게는 몇 달 전부터 아이들은 곧 자신의 생일이 온다며 이야기를 하지요. 기관에서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생일에는 생일을 맞은 아이만 기쁜 게 아니라 축하해 주는 아이들도 너무나 행복해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학급에서 생일을 맞는 친구들이 있으면 아이들과 함께 생일 축하 계획을 세우는데, 아이들은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들이 만들어 주고 싶은 생일 선물을 이야기 나누고 선정해요. 그리고 삼삼오오 모여 선정한 선물을 만들어 주기 위해 모든 재료를 활용하여 누구보다 열심히 만들고, 축하하기 위한 과정을 즐기면서 준비하고, 완성된 선물을 친구에게 선물하지요. 사실 이렇게 만든 선물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기성품에 비해 볼품없지만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그 어떤 선물과도 비교할 수 없죠. 이런 아이들의, 아끼는 사람을 위해 노력하고 표현하는 순수한 마음을 책에 담고 싶어 생일이라는 주제에 주목하게 되었어요.

<스토리라인>

 

주인공들을 채소로 설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천송이 만그루) 아이들이 음식으로는 채소를 자주 접하지만 원형 그대로의 모습은 쉽게 접할 수가 없죠. 그래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채소로 주인공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채소의 특징(모양, 색깔, 잎이나 줄기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런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채소의 모습을 아이들의 모습으로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무무와 당당이의 캐릭터를 소개해 주세요.

(천송이 만그루)
무무: 긍정적, 실행력, 순수함, 다정함.
좋아하는 것 – 사람 만나기, 이야기하기&듣기, 그림 그리기, 만들기, 상상하기, 새로운 것 도전하기

당당: 시원시원함, 솔직함, 친절함, 따뜻함, 세심함.
좋아하는 것 – 단짝 친구들, 안경, 관찰하기, 우유, 꽃, 계획 세우기

 

<스토리보드>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천송이 만그루) 기뻐할 친구 당당이를 생각하며 즐겁게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 무무와 무무의 마음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행복하게 받아 주는 당당이의 모습을 통해 커다란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함께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모으고 또 구현하시나요? 케미가 엄청난 두 분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천송이 만그루) 눈이 내리는 날로 비유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눈이 내리는 날 함께 걷다 둘 중 누군가 작은 눈 뭉치를 만들었어요. ‘이거 봐 봐.’ 한 마디에 서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 눈 뭉치가 불어나 결국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 냅니다. 작은 이야기의 시작이 무무의 선물이 된 것처럼요!

키워드) #아무 말 대 잔치 #일단 적어 놓자 #(1시간 반 통화 후)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해

 

<초기 스케치>

 

알록달록한 색채를 사용했으면서도 편안하게 읽히는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어떤 재료와 기법, 효과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어요?

(천송이 만그루) 완성까지의 모든 작업을 태블릿을 사용하여 하였어요. 작업하면서 무무와 당당이의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하고 밝은 색상을 사용해 채색하자고 하며 그림을 그렸어요.

 

이 책에서는 ‘진짜 정말 아주 매우 무척 많이’와 같은 표현들이 자주 사용되는데요. 특별한 의도가 있으신가요?

(천송이 만그루) 당당이를 위해 정성 가득, 열심히 준비한 선물이라 이 선물을 보통보다 ‘특별한’ 선물로 강조하여 나타내고 싶어 ‘진짜 정말 아주 매우 무척 많이’를 사용하였습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이거 진~짜 엄청 좋은 거다요?” 등의 말을 사용하고 아이들과 상호작용 할 때 리액션이 큰 편이라 이런 표현들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영되었습니다.

 

<초기 채색>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그리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이 있을까요?

(천송이) 무무가 당당이를 위한 선물(케이크, 그림, 왕관)을 준비하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을 보면 기관에서 아이들이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선물을 만드는 과정이 떠올라요. 무무와 아이들이 오버랩된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 장면이 가장 좋다고 느껴졌어요.

(만그루) 무무가 당당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장면이에요. 친구를 위해 선물을 정성 가득 담아 열심히 준비하면서 행복한 무무의 표정이 좋아요. 또, 액자 속 무무와 당당이 사진 장면도 좋아합니다. 당당이의 팔을 꼬옥 잡은 무무와 둘의 행복한 표정이 좋고, 무무와 당당이는 언제 사진을 찍었을까? 무슨 날이었을까? 무무와 당당이는 처음부터 친했을까? (궁금증 너무 많아 생략) 등 무무와 당당이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지는 장면이라 그리면서 좋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 무엇일까요?

(천송이) 무무가 노을이 비친 액자를 바라보며 당당이의 선물을 생각하는 장면입니다. 무무가 당당이에게 깜짝 놀랄 선물 준비를 위해 변신하기에 앞서, ‘무무는 왜 당당이처럼 변신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을까.’를 납득시키는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어요. 노을이 비치는 장면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채색해야 할까도 고민이 많았고요.

(만그루) 모든 준비를 마친 무무가 당당이네 집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 장면이요. 당근처럼 변신하고 집을 나선 무무가 ‘내가 당근인 줄 알겠지?’라고 신이 난 표정과, 하늘 위에 있는 구구아저씨가 무무를 당근 친구로 헷갈려 하는 장면을 구도와 크기, 방향 등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나타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작가님의 책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선물해 주고 싶으신가요?

(천송이)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만그루) 궁금한 것이 많은 세상. 그것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초기 채색>

 

작업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도 궁금합니다.

(천송이 만그루) 그림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기 위하여 무무·당당이와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는데, 저희 둘 다 이미 사랑에 빠져 있더라고요. 너무 사랑에 빠져서 무무와 당당이가 곁에 있는 친구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또 가볍게 차 한잔 마시자고 만났는데 둘 다 작업할 패드 가지고 나와서 빵 터지고, 자연스럽게 펼쳐서 작업하는데 그 모든 과정이 다 재미있었어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천송이 만그루) 『무무의 선물』을 만들기 전에 제일 처음에 서로 이야기한 것이, ‘인지적 학습을 위한 교육적인 지식 전달보다 따뜻한 무언가 마음에 남는 그림책이 되었으면 좋겠다.’였어요. 그리고 무무의 선물을 작업하면서는 보는 사람, 그리는 사람 모두 ‘즐겁고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림책을 만들 때 우리의 즐거운 마음이 담겨야 만든 그림책도 따뜻하고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초기 채색>

 

“나에게 『무무의 선물』은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천송이) ‘선물’입니다. 그림책에 관심이 많아 그림책을 많이 읽어 보는데 많이 읽다 보니 그림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생각이 이렇게 이루어져 『무무의 선물』로 세상으로 나오니, 정말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저에게 『무무의 선물』은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만그루) ‘완주’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마무리는 흐지부지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런 제가 작업 과정의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온전히 함께 달려 결승선에 도달한 느낌이라, 저에게 『무무의 선물』은 ‘완주’인 것 같아요.

 

독자들이 『무무의 선물』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천송이 만그루) 진짜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주 매우 멋진 선물을 주게 되어서, 무척 많이 신나는 무무처럼 소중한 사람에게 커다란 마음은 커다랗게 표현하고, 표현 받으며 따뜻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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