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
대단한 방귀

By 2020년 05월 26일8월 17th, 2021작가 인터뷰

<대단한 방귀> 윤지 작가 인터뷰

“주인공 아이가 독백하듯이
감정을 실어 소리 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상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방귀 그림책,
『대단한 방귀』를 쓰고 그린 윤지 작가를 만나 보았습니다.

 

▲ 표지 이미지
​▲ 다양한 표지 시안들

 

『대단한 방귀』(개정판)가 출간되었습니다. 『대단한 방귀』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도 기억나시나요?
물론 기억나지요. 그 당시 대학원 졸업논문으로 대단한 방귀를 작업했었는데, 주위의 도움으로 바로 출간할 수 있었어요. 같이 다니던 선배님들과 교수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으며 학교에서 마감을 하던 게 떠오르네요.

13년 만에 새 단장한 책을 만났을 때 기분이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방귀 작업을 하고 미팅을 하던 게 모두 생생히 기억나기 때문에 체감으로는 오래된 것 같지 않았거든요. 햇수를 세어 보니 13년이 흘렀더라고요. 찬찬히 새 책을 읽어 봤는데, 오랜 친구지만 다시 봐도 웃긴 친구라고나 할까요? 즐겁고 기뻤습니다.

 

▲ 여러 버전의 더미북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나 동기도 들려주세요.
『대단한 방귀』는 저의 첫 책이에요. 대학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기획했던 게 <피클 팩토리> 였어요. <피클 팩토리>는 이야기가 꽤나 방대했기 때문에 매우 고생을 하던 중이었죠. 그 책의 캐릭터 중 하나인 스미스 요원이 단체로 방귀를 뀌면서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그게 너무 웃긴 거예요. 그래서 안 풀리던 <피클 팩토리>는 잠시 덮고 방귀로 기획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사실 ‘방귀쟁이 며느리’라는 옛이야기는 모두에게 친숙하잖아요. 같은 맥락으로서의 출발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 <피클 팩토리>_마이고미북스 독립출판, 2016

 

▲ 캐릭터와 채색 연구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도 이야기해 주세요.
『대단한 방귀』를 출간하고 방귀를 잘 뀌느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평범하게 뀌지요. 하하하. 소재가 방귀이고 과대 표현을 하다 보니 우스운 부분이 많지만 진지하게 들어가면 이렇게 슬픈 내용도 없어요. 좋은 친구로 사람들과 가까이하고 싶은데, 나의 어떤 부분이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피하게 만들잖아요. 그걸 아니까 자기도 움츠러들고 그런 마음이 콤플렉스로 굳어지는 것 같아요.
현실에선 이야기처럼 전 세계의 응원과 지지를 받는 건 어렵겠지만 주변의 친구들과 가족들의 관심이 그런 것을 극복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는 무겁지 않게 최대한 가볍고 유쾌하게 전달하고 독자들은 읽고 난 뒤 후련한 기분이었으면 좋겠어요.


▲ 가장 큰 웃음이 나는 장면1

▲ 가장 큰 웃음이 나는 장면2

 

『대단한 방귀』는 보면 볼수록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장면마다 물씬 드러나 웃음을 선사하는데요. 작가님은 어느 장면에서 가장 큰 웃음이 나시나요?
사실 시작부터 끝까지… 제 책이라서 이런 말은 쑥스럽지만 너무 어처구니없이 귀여운 부분이 많아요. 특히 지하철에서 방귀를 참는 표정이 너무 웃겨요. 엄마가 방귀로 찢어진 바지를 항상 꿰매고 있는 모습도 귀엽고요. 방독면을 쓴 강아지 ‘노라조’(예전에 키우던 우리 집 개) 모습도요.

 

​▲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1 _숨겨놓은 인물, 정훈이

▲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2 _숨겨놓은 인물, 스미스 요원

 

책 속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까요? 반대로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요?
『대단한 방귀』는 큰 이야기 외에도 제가 숨겨놓은 인물이라든지 이야기 속의 작은 이야기라든지 가볍게 슬쩍 숨겨 놓은 게 몇 가지 있어요. 친구로 나오는 정훈은 그 당시 초등학교를 다니던 제 친동생이고, 앞서 말했던 <피클 팩토리>의 스미스 요원은 <대단한 방귀>에도 등장해요. 주인공이 로켓을 타고 우주를 도는 장면을 유심히 보면 작은 외계인이 우주선에 매달려 지구로 함께 돌아오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책을 보다가 우연히 찾아내어 이게 뭘까 하며 재미있어하면 좋고, 또 모르고 지나쳐도 괜찮아요.

작가님이 만든 책을 보면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지을 때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 또 어떻게 발전시키는지에 대해 살짝 귀띔해 주실 수 있나요?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요. 주로 생활하면서 겪는 감정 같은 것들인데, 이 내용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소재나 이야기를 찾아요.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굉장히 여러 갈래가 있잖아요. 어떤 길로 갈지 계속 고민해요. 캐릭터는 누구로 하면 좋을지, 어떤 소재로 이야기를 결합해서 나만의 색을 입힐 것인지 생각해요. 머릿속에서 퍼즐을 맞추는 기분인데 연결되지 않던 것들이 둥둥 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맞춰질 때가 있어요. 최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나중에 종이를 사용해요. 적거나 더미를 만들고 나면 그것을 부수기는 힘들더라고요. 초반에 큰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구상하고 더미 작업을 해요. 물론 그 뒤로도 많이 추가하거나 빼면서 계속 다듬습니다.

​다음 활동도 기대됩니다. 계획하고 작품이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세요.
올가을에 나올 고양이 그림책을 작업하고 있어요. 기획부터 햇수로 삼 년 정도 하고 있는데, 애정을 많이 들인 만큼 많은 공감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대단한 방귀』는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나에게 『대단한 방귀』는 효자이다.”
다른 멋진 말이 없을까 생각해 봐도 효자만큼 어울리는 단어가 없네요. 첫 책으로 『대단한 방귀』를 내고 덕을 많이 보았어요. 전시도 여러 번 참여할 수 있었고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좋은 칭찬을 많이 들었거든요. 앞으로 이런 작업을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요.

​▲ 어린이 독자들이 준 편지

 

독자들이 『대단한 방귀』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주인공 아이가 독백하듯이 감정을 실어 소리 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뿡뿡뿡’ 하는 글에 리듬이 있거든요. 보고 읽고 즐거우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위에 적었던, 제가 숨겨놓은 작은 부분들은 사실 몰라도 상관없는 것들이에요. 어린이 독자들이 준 편지가 많아요. 재미있게 봐 주었구나 생각이 들면 굉장히 고맙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공개할 순 없지만 친구들이 그려준 그림 몇 가지는 소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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