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다른 사람들

By 2019년 09월 15일8월 17th, 2021작가 인터뷰

<다른 사람들> 미안 작가 인터뷰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각자 원하는 모습대로 살 수 있게,
서로를 존중해 주는 사회를 꿈꿔요.”

서로 다른 사람들을 같게 하려 하는
‘우리’가 가진 폭력성!
사회의 이면을 진솔하게 이야기한
미안 작가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 표지 이미지

​▲ 더미북

 

『다른 사람들』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작은 약간의 불만이 담긴 사소한 생각을 풀어 급히 만든 더미였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주신 분들 덕분에 그림책으로 완성된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사실 책 표지를 보자마자 궁금했던 점은 ‘미안’이라는 작가님 이름이 어떤 의미일까 하는 거였어요. 어떻게 이런 이름을 짓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세요.
세상을 아름다운 관점으로 보자고 동료 작가님이 지어주신 필명입니다. ‘심미안’에서 미안만 데려왔어요. 중의적 의미를 담은 것도 의도한 바입니다.

▲ 초기 아이디어 섬네일

 

그림책 작가가 되어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기억할 수 있는 시절부터 언제나 그림책에 둘러싸여 자란 덕분에 그림책 자체가 익숙했습니다. 이후로도 그림과 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관련 전공을 하면서 자연스레 그림책을 표현의 매체로 삼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각자 원하는 모습대로 살 수 있게, 서로 존중해 주는 사회를 꿈꾸며 『다른 사람들』을 작업했습니다. 모두가 다르면서 또 비슷한 것이 사람이니까 어느 쪽이든 우리와 같거나 달라야 한다고 강요하는 일이 없었으면 해요.

 


▲ 중간 수정 과정

 

건습, 습식, 컴퓨터 작업을 모두 다 다루시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 재료와 기법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나요?
간단한 섬네일을 그릴 때에만 연필이나 펜 등으로 대략적인 레이아웃을 잡았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디지털 작업입니다. 중간 수정 시기에 잠시 수작업을 시도해 보았다가, 역시 컴퓨터로 그리는 것이 일률적인 모습을 강조하기에 최적화된 방식이라 다시 돌아오게 되었죠.

​▲ 다양한 표지 시안들

 

작업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어려웠던 점, 즐거웠던 점 등을 이야기해 주세요.
글과 그림이 서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원고를 다듬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많이 그린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그림 작업과는 달리, 글은 쌓고서 쌓은 만큼 덜어내야 한다는 걸 배웠어요.
그림 작업은 초기 더미가 최종 판형과 크기 차이가 커서 전면 수정하게 되었는데요, 처음엔 막막했지만 확실히 나아지는 그림을 보며 뿌듯했습니다. 어려우면서도 즐거웠어요.

 

​▲ 주인공의 눈동자와 눈빛의 변화

 

주인공 아이가 책 앞부분에는 눈동자가 있다가 몸이 작아진 후부터는 눈동자가 없어지는데요. 어떤 의도로 연출했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양한 꿈을 갖고도 남들처럼 하기 싫은 일을 견디며 삽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포기와 희생을 감수한다고 꿈의 성취가 보장되지 않죠. 내가 누구인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볼 여유가 없는 삶도 많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생기를 잃은 눈빛의 표현과 더불어 자아정체감을 상실한 모습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눈동자가 비어있고 아이도 자라면서 남들과 같아진 것입니다.)

 

​▲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까요?
“이제는 식탁에 둘러앉아 가족들과 함께 식사도 할 수 있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풍경이 주인공에게는 지난한 시간 끝에 얻은 기쁨이었습니다. 내용상으로는 가장 마음이 쓰이는 부분인 반면 그림 자체로는 좋아하는 풍경이라 마음에 듭니다.

 

​▲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요?
“작아졌어, 다른 사람들만큼.”
구성 요소는 적지만 의외로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친 장면이에요.마침내 틀에서 해방되었지만 여전히 갇혀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을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그림 작업보다 가장 효과적인 구도를 찾는 데에 더 시간을 들였어요.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독자들께 살짝 귀띔해 주세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와전되는 이야기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대감 유지를 위해 비밀로 할게요. ^^

 

​“나에게 『다른 사람들』은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나와 같은 사람들이다.

 

​독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림책이 작가의 손을 떠난 뒤엔 해석은 독자의 자유라고 생각해요. 제가 의도한 바를 알아주시는 것도 좋지만요.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신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는 뜻이니 감사한 일이죠. 모쪼록 『다른 사람들』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위안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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