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채우기보다는 비우고 나누면,
더 행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주문
Room in the heart, 비움
나눔을 위한 비움, 그 즐거운 불편을 말하다
대부분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미래를 먼저 준비하고 현재를 희생하며 살고 있는 듯하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언제나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이렇게 오늘을 놓치고 사는 우리에게 <비움>은 나눌수록 행복해진다는 단순하면서도 소중한 진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할수록, 무엇을 바라는 마음은 점점 커질 것이라는 동양의 노자와 서양의 에픽테토스의 깨달음을 <비움>은 깊이 있는 짧은 글과 신선한 그림으로 말해주고자 했다.
아름다운 그림책 <비움>은 지금 앉아있는 이 텅 빈 탁자 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텅 빈 탁자지만 어딘 가에서는 그림책처럼 아름다운 상상들이 펼쳐지고 있어요. 언제나 화려한 장식품이나 군침이 도는 먹을거리로 가득 차 있지만, 원래는 무엇이든 함께 나눌 수 있는 텅 빈 탁자. 하지만 현실은 끝없이 경쟁하고, 이기려고 기를 쓰고, 나누기보다는 가지려고만 하지요. 채우기보다는 비우고, 혼자보다 나누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아름다운 생각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 작가 백스토리 중에서
텅 빈 책상에서 시작되는 상상의 세계를 만나다
하루에도 수십 번 눈에 보이는 평범한 나뭇결에서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낸 <비움>은 감동적인 글과 함께 상상력이 넘치는 그림이 독특함을 더한다. 반복되는 나뭇결에서는 지루함보다 다음은 어떤 아이디어가 나올지 호기심마저 들게 한다. <비움>을 읽는 아이들은 같은 그림을 보고도 작가와는 또 다른 상상의 날개를 달지 모른다. 이런 사물을 보는 다양한 시선은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요소가 된다. 부모가 함께 보면 더 좋은 그림책 <비움>과 함께 아이와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벽의 복잡한 문양 속에서 형상들을 발견하는 것은 시끄러운 종소리 속에서 우리가 아는 이름이나 단어를 찾아내는 일과 같다_레오나르도 다빈치
나는 구름이나 나뭇결처럼 겉보기에 무질서한 패턴 속에서 동물모양을
즐겨 찾아내곤 했다_화가 모리츠 에셔
동양과 서양이 만나 독특하고 신선한 시선을 만들다
<비움>은 한국의 글 작가와 폴란드의 그림 작가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졌다. 지극히 동양적인 글을 그림 작가는 우리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을 담아 열린 시각으로 표현해, 다이내믹하고 신선한 <비움>을 탄생시켰다.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동양의 사상을 이해한 독특한 작가의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자연스럽게 두 문화가 어우러진 <비움>의 독특한 구성 역시 눈여겨볼 만한데, 국문과 영문 혼용으로 읽을거리를 늘리고 외국인과 영어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비움>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Room in the heart, BIUM’이란 부제를 달아 영어식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비움’의 진정한 의미를 표현했다.
비움(BIUM)은 ‘채우기보다는 비우고, 나누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아름다운 생각’을 의미하는 말로 한국어로 표현한 영어식단어입니다. 서로 더불어 살고자 노력하는 이 마음가짐은 오래전부터 전해내려 온 동양적인 마음을 담았습니다.
‘BIUM(비움)’ is a Korean word, meaning emptiness, to leave room in the heart instead of filling it. This attitude is central to traditional Eastern philosophy, stressing the importance of living together with others.
– 면지 중에서
작가소개
글 곽영권
1955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쓰고 그린 책은 1989년 시사 그림책 <80년대 이야기>, 1992년 다큐멘터리 그림책 <꽃동네 이야기>를 발표했으며, <사물놀이 이야기>, <사자개 삽사리>,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등에 그림을 그렸다.
지금은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림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Iwona Chmielewska
1960년에 태어나 폴란드의 중세도시 토루인에 있는 코페르니쿠스 대학에서 미술공부를 하였다. 네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작가는 다양한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살고 있다. 2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였고, 그 중 12권에 글과 그림을 동시에 작업하였다. 글과 그림으로 어떻게 그림책을 만드는지에 대해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8권의 책을 출판하였으며,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파란막대 파란상자>, <두 사람>, <생각>,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등이 있고 <생각하는 ABC>로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BIB)의 황금사과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