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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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
뜨거운 불바다 속에서 시작된
아주 새파란 상상!
지구별 친구들과 진정한 가족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펭귄 친구들의 ‘속 시원한’ 선물!
고장 난 여름, 어디선가 남극의 바람이 실려온다
뜨거워도 너무 뜨거운 여름입니다. 그 와중에 에너지 고갈 문제는 현실이 됐고 전기세는 폭등했습니다. 그 탓에 이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그동안 물 쓰듯 썼던 냉방기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나마 위안이 되어 주는 선풍기조차 에너지 공급 문제로 툭툭 끊겨 버리기 일쑤지요. 바로 여기, 너무 먼일 같지 않은 가까운 미래의 여름 불바다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여름 상상』 속 주인공 아이는 뜨거운 한숨 소리로 가득 찬 거리 위를 힘겹게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손에는 끼니가 담긴 비닐봉지가 들려 있지요. 아이는 돌아오자마자 자석처럼 이끌려 선풍기를 틀지만, 또 금세 꺼져 버리고 맙니다. 포기하지 않고 타닥타닥 분노의 스위치를 누른 끝에 다시 날개가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무언가 이상한 기류가 감지됩니다. 손에 들려 있던 비닐봉지는 주문에라도 걸린 것처럼 퓌융, 날아오르고 정신없이 번쩍이는 선풍기 바람 사이로 무언가 낯설고 차가운 바람 한 줄기가 새어 나옵니다. 아이가 그 바람 한 줄기에 손끝을 갖다 댄 순간, 선풍기 앞에서 뿅 하고 사라집니다. 불현듯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낯선 땅의 향기가 납니다. 처음 맡아 보는 냄새입니다. 쨍그랑, 소리가 울릴 것 같이 세차게 차가운 바람이 코끝으로 들어와 온몸을 관통하고 지나갑니다.
견디지 못할 열기는
간절한 온기가 되고
두 눈을 뜨니 낯선 얼굴들이 둥둥 새파란 하늘 아래 떠 있습니다. 동동 동그랗고 귀여운 펭귄들의 얼굴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아이는 순식간에 그야말로 낯선 땅, 남극의 찬 얼음 땅 위에 서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하기도 전에 남극의 쨍한 추위가 아이의 몸을 얼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한여름 불볕더위 속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다 난데없이 남극의 새파란 공기 속에 던져져 벌벌 떨고 있는 아이에게, 얼음 땅의 주인인 펭귄들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그리곤 차갑게 얼어붙은 몸을 둘러싸고 덥혀 줍니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서로의 체온을 나눔으로 살아남은 펭귄들만의 행동 양식인 ‘허들링’(추운 바람으로 열이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원형으로 겹겹이 서서, 서로에게 꼭 붙어 기대는 것)이 재현되는 중입니다. 너무 뜨거운 온도는 서로의 체온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버리지만, 너무 차가운 온도는 서로의 온기를 서로에게 꼭 간절한 것으로 만들어 줍니다. 서로의 곁이 서로를 살게 하는 기적이 됩니다. 뜨거움도 차가움도 언제나 양날의 검임을 피부로 느끼면서, 펭귄들의 따뜻한 품 안에 폭 감싸인 아이는 어느새 남극 가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펭귄 한 마리가 아이의 품속에서 이상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바로 아이와 함께 남극으로 날아온 비닐봉지입니다. 처음 느껴 보는 바삭바삭하고 미끌미끌한 느낌이 신기했던 펭귄 친구는 봉지를 훔쳐다 도망갑니다. 그렇게 한바탕 ‘봉지 도둑’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상상한 것, 그 이상이 가능해지는
낯선 얼음 땅의 세계
이 낯선 얼음 땅 위의 추격전은 돌연 놀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차가운 바람을 풍선처럼 실어다 빙빙빙, 휙휙휙 날아다니는 봉지는 어느새 펭귄 친구들과 아이의 몸을 싣고서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날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정신없는 추격전을 끝내고 나니 아이는 목이 마르고 펭귄 친구들은 배가 고픕니다. 그때, 친구들의 눈앞에 아이가 가져온 봉지 속에 들어있던 ‘멸치국수’가 떡하니 등장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후루룩 짭짭, 맛있게 나누어 먹지요. 펭귄 친구들은 처음 맛보는 ‘인간 세상의 맛’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첫눈에는 낯선 만남이었지만 펭귄 친구들은 아이에게 거리낌없는 따뜻한 품과 의도치 않아 더 재미난 얼음 놀이를, 아이는 펭귄 친구들에게 새롭고 낯선 맛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얼음 땅 위에서 퐁퐁 피어난 이 간지러운 우정은 어느새 슬며시 내려앉는 노을빛 위에 얹혀,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 줍니다. 친구들은 함께 커다란 바람을 기다리고, 다 함께 나눠 먹은 빈 멸치국수 그릇은 비행 풍선의 바구니가, 비닐봉지는 남극의 찬 공기를 가득 품고 휭, 날아오른 비행 풍선이 됩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시 한여름 불바다 속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비둘기 떼 무리의 습격으로 콕콕콕 터진 풍선 구멍 사이, 남극의 바람이 솨아아 쏟아져 내립니다. 새빨갛게 노릇노릇 익어 가던 세상이 새파란 얼음 세례를 받아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구덩이 한가운데서 모두가 간절히 그리워했던 차가운 축복이 내립니다. 너무 뜨거워 망그러져 가던 속이 차갑게 가라앉고 가슴속에 핀 얼음꽃은 어느새 사람들의 얼굴 위로 웃음꽃을 피워올립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한여름 가운데 난데없는 한겨울을 선물처럼 받아든 사람들도, 동물들도, 식물들도 모두 그 투명한 얼음꽃처럼 새파랗게 웃습니다. 비로소 모두가 잠들지 못했던 뜨거운 밤에 안녕을 고하고 달디 단 잠 속으로 스르르 빠져듭니다.
머나먼 세계를 친구로 만들어 주는
발칙하고 달콤한 상상
쨍하게 알록달록하면서도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채색과 귀엽고 재치 있는 이야기가 돋보이는 『여름 상상』은 아주 특별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에너지 고갈 현실 속 더위’는 심각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갇혀 버리기 쉬운 매일매일의 단조로운 틀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담고 있습니다. 그 틀은 사회적인 것이 될 수도, 감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인간의 편의에만 맞춰진 채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세상일 수도, 내가 머물러 있고 내가 느끼는 세상에만 익숙해져 미처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채 갇혀 있는 자아의 감옥일 수도 있지요. 쳇바퀴처럼 당연하게 굴러가는 틀 안에 갇혀만 있다 보면 그 안은 말 그대로 불바다가 됩니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고, 막막하고 답답하고, 화가 나고 끓어넘치고 타올라 주변까지 모두 숨막히게 만들어 버리고 말지요.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더 나아가 약간의 상상을 보태면, 우리는 언제라도 ‘아주 낯선 세계’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 낯선 세계에서는 아주 낯선 생명체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고, 따뜻한 품과 맛있는 음식을 나눌 수 있고, 바람처럼 뛰어다니다 그림처럼 내려앉는 노을을 함께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꺼지지 않는 불바다에 시원한 바람을 선물해 준 건, 바로 그처럼 낯선 세계와 친구가 되어 함께 나눈 웃음, 새로 피어나는 우정의 가능성에 대한 상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때론 추위도 잊게 만들고 때론 더위도 잊게 만드는 바람, 그 바람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우정’이니까요.
가깝고 먼 미래에도 오래오래,
우리가 함께 푸른 웃음을 나눌 수 있도록
그와 같은 세계를, 그와 같은 우정을 상상해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꼭 이 책의 결말처럼 불타는 뜨거운 가슴을 시원한 사랑으로 녹혀 줄 마법의 눈을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상상은 극한의 현실 속에서도 전혀 다른 극점에서 빛나는 가능성을 가늠해 보게 만드니까요. 뜨거운 숨과 함께 멀어 버린 눈을 잠시 감고 숨을 돌리면, 기후 변화와 에너지 고갈 문제가 점점 피부로 다가오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그건 당장 나만의 편의가 아니라 저 먼 땅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내가 상상해 본 적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친구들의 삶의 터전인 ‘얼음 땅’을 상상해 보는 일이고, 또 한편으로는 같은 지구 땅 위를 살아가는 생명들의 ‘친구’로서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울 수 있는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일이고, 돌아오고 또 돌아가는 계절내 지치지 않고 시원한 웃음을 함께 나눌 수 방법은 무엇일지 상상해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어느 유명한 격언처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다면,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박광명 작가의 『여름 상상』은 우리가 이미 겪고 있고 다가오고 있는 중인 어느 가까운 미래에 대한 새빨간 경고이면서 동시에, 그 빨간 신호를 곧 기회로 삼아 핸들을 꺾어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파란 표지판이기도 한 것이지요. 그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계절다운 계절’과 ‘푸른 땅 지구’가 오래도록 꿈이 아닌 현실로 머물러 있을 미래를,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곁을 서로에게 기꺼이 내어 줄 지금을 함께 그려 나갈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박광명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점박이 개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릴 적 파란색 날개를 가진 선풍기를 켜면 날개가 돌아가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한없이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 여름에 느꼈던 추억을 디딤돌 삼아 『여름 상상』을 쓰고 그렸습니다.
그림책 『대단한 밥』, 『안녕, 중력』을 쓰고 그렸습니다.
뜨거운 불바다 속에서 시작된
아주 새파란 상상!
지구별 친구들과 진정한 가족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펭귄 친구들의 ‘속 시원한’ 선물!
고장 난 여름, 어디선가 남극의 바람이 실려온다
뜨거워도 너무 뜨거운 여름입니다. 그 와중에 에너지 고갈 문제는 현실이 됐고 전기세는 폭등했습니다. 그 탓에 이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그동안 물 쓰듯 썼던 냉방기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나마 위안이 되어 주는 선풍기조차 에너지 공급 문제로 툭툭 끊겨 버리기 일쑤지요. 바로 여기, 너무 먼일 같지 않은 가까운 미래의 여름 불바다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여름 상상』 속 주인공 아이는 뜨거운 한숨 소리로 가득 찬 거리 위를 힘겹게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손에는 끼니가 담긴 비닐봉지가 들려 있지요. 아이는 돌아오자마자 자석처럼 이끌려 선풍기를 틀지만, 또 금세 꺼져 버리고 맙니다. 포기하지 않고 타닥타닥 분노의 스위치를 누른 끝에 다시 날개가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무언가 이상한 기류가 감지됩니다. 손에 들려 있던 비닐봉지는 주문에라도 걸린 것처럼 퓌융, 날아오르고 정신없이 번쩍이는 선풍기 바람 사이로 무언가 낯설고 차가운 바람 한 줄기가 새어 나옵니다. 아이가 그 바람 한 줄기에 손끝을 갖다 댄 순간, 선풍기 앞에서 뿅 하고 사라집니다. 불현듯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낯선 땅의 향기가 납니다. 처음 맡아 보는 냄새입니다. 쨍그랑, 소리가 울릴 것 같이 세차게 차가운 바람이 코끝으로 들어와 온몸을 관통하고 지나갑니다.
견디지 못할 열기는
간절한 온기가 되고
두 눈을 뜨니 낯선 얼굴들이 둥둥 새파란 하늘 아래 떠 있습니다. 동동 동그랗고 귀여운 펭귄들의 얼굴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아이는 순식간에 그야말로 낯선 땅, 남극의 찬 얼음 땅 위에 서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하기도 전에 남극의 쨍한 추위가 아이의 몸을 얼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한여름 불볕더위 속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다 난데없이 남극의 새파란 공기 속에 던져져 벌벌 떨고 있는 아이에게, 얼음 땅의 주인인 펭귄들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그리곤 차갑게 얼어붙은 몸을 둘러싸고 덥혀 줍니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서로의 체온을 나눔으로 살아남은 펭귄들만의 행동 양식인 ‘허들링’(추운 바람으로 열이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원형으로 겹겹이 서서, 서로에게 꼭 붙어 기대는 것)이 재현되는 중입니다. 너무 뜨거운 온도는 서로의 체온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버리지만, 너무 차가운 온도는 서로의 온기를 서로에게 꼭 간절한 것으로 만들어 줍니다. 서로의 곁이 서로를 살게 하는 기적이 됩니다. 뜨거움도 차가움도 언제나 양날의 검임을 피부로 느끼면서, 펭귄들의 따뜻한 품 안에 폭 감싸인 아이는 어느새 남극 가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펭귄 한 마리가 아이의 품속에서 이상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바로 아이와 함께 남극으로 날아온 비닐봉지입니다. 처음 느껴 보는 바삭바삭하고 미끌미끌한 느낌이 신기했던 펭귄 친구는 봉지를 훔쳐다 도망갑니다. 그렇게 한바탕 ‘봉지 도둑’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상상한 것, 그 이상이 가능해지는
낯선 얼음 땅의 세계
이 낯선 얼음 땅 위의 추격전은 돌연 놀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차가운 바람을 풍선처럼 실어다 빙빙빙, 휙휙휙 날아다니는 봉지는 어느새 펭귄 친구들과 아이의 몸을 싣고서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날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정신없는 추격전을 끝내고 나니 아이는 목이 마르고 펭귄 친구들은 배가 고픕니다. 그때, 친구들의 눈앞에 아이가 가져온 봉지 속에 들어있던 ‘멸치국수’가 떡하니 등장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후루룩 짭짭, 맛있게 나누어 먹지요. 펭귄 친구들은 처음 맛보는 ‘인간 세상의 맛’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첫눈에는 낯선 만남이었지만 펭귄 친구들은 아이에게 거리낌없는 따뜻한 품과 의도치 않아 더 재미난 얼음 놀이를, 아이는 펭귄 친구들에게 새롭고 낯선 맛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얼음 땅 위에서 퐁퐁 피어난 이 간지러운 우정은 어느새 슬며시 내려앉는 노을빛 위에 얹혀,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 줍니다. 친구들은 함께 커다란 바람을 기다리고, 다 함께 나눠 먹은 빈 멸치국수 그릇은 비행 풍선의 바구니가, 비닐봉지는 남극의 찬 공기를 가득 품고 휭, 날아오른 비행 풍선이 됩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시 한여름 불바다 속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비둘기 떼 무리의 습격으로 콕콕콕 터진 풍선 구멍 사이, 남극의 바람이 솨아아 쏟아져 내립니다. 새빨갛게 노릇노릇 익어 가던 세상이 새파란 얼음 세례를 받아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구덩이 한가운데서 모두가 간절히 그리워했던 차가운 축복이 내립니다. 너무 뜨거워 망그러져 가던 속이 차갑게 가라앉고 가슴속에 핀 얼음꽃은 어느새 사람들의 얼굴 위로 웃음꽃을 피워올립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한여름 가운데 난데없는 한겨울을 선물처럼 받아든 사람들도, 동물들도, 식물들도 모두 그 투명한 얼음꽃처럼 새파랗게 웃습니다. 비로소 모두가 잠들지 못했던 뜨거운 밤에 안녕을 고하고 달디 단 잠 속으로 스르르 빠져듭니다.
머나먼 세계를 친구로 만들어 주는
발칙하고 달콤한 상상
쨍하게 알록달록하면서도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채색과 귀엽고 재치 있는 이야기가 돋보이는 『여름 상상』은 아주 특별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에너지 고갈 현실 속 더위’는 심각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갇혀 버리기 쉬운 매일매일의 단조로운 틀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담고 있습니다. 그 틀은 사회적인 것이 될 수도, 감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인간의 편의에만 맞춰진 채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세상일 수도, 내가 머물러 있고 내가 느끼는 세상에만 익숙해져 미처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채 갇혀 있는 자아의 감옥일 수도 있지요. 쳇바퀴처럼 당연하게 굴러가는 틀 안에 갇혀만 있다 보면 그 안은 말 그대로 불바다가 됩니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고, 막막하고 답답하고, 화가 나고 끓어넘치고 타올라 주변까지 모두 숨막히게 만들어 버리고 말지요.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더 나아가 약간의 상상을 보태면, 우리는 언제라도 ‘아주 낯선 세계’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 낯선 세계에서는 아주 낯선 생명체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고, 따뜻한 품과 맛있는 음식을 나눌 수 있고, 바람처럼 뛰어다니다 그림처럼 내려앉는 노을을 함께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꺼지지 않는 불바다에 시원한 바람을 선물해 준 건, 바로 그처럼 낯선 세계와 친구가 되어 함께 나눈 웃음, 새로 피어나는 우정의 가능성에 대한 상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때론 추위도 잊게 만들고 때론 더위도 잊게 만드는 바람, 그 바람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우정’이니까요.
가깝고 먼 미래에도 오래오래,
우리가 함께 푸른 웃음을 나눌 수 있도록
그와 같은 세계를, 그와 같은 우정을 상상해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꼭 이 책의 결말처럼 불타는 뜨거운 가슴을 시원한 사랑으로 녹혀 줄 마법의 눈을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상상은 극한의 현실 속에서도 전혀 다른 극점에서 빛나는 가능성을 가늠해 보게 만드니까요. 뜨거운 숨과 함께 멀어 버린 눈을 잠시 감고 숨을 돌리면, 기후 변화와 에너지 고갈 문제가 점점 피부로 다가오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그건 당장 나만의 편의가 아니라 저 먼 땅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내가 상상해 본 적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친구들의 삶의 터전인 ‘얼음 땅’을 상상해 보는 일이고, 또 한편으로는 같은 지구 땅 위를 살아가는 생명들의 ‘친구’로서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울 수 있는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일이고, 돌아오고 또 돌아가는 계절내 지치지 않고 시원한 웃음을 함께 나눌 수 방법은 무엇일지 상상해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어느 유명한 격언처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다면,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박광명 작가의 『여름 상상』은 우리가 이미 겪고 있고 다가오고 있는 중인 어느 가까운 미래에 대한 새빨간 경고이면서 동시에, 그 빨간 신호를 곧 기회로 삼아 핸들을 꺾어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파란 표지판이기도 한 것이지요. 그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계절다운 계절’과 ‘푸른 땅 지구’가 오래도록 꿈이 아닌 현실로 머물러 있을 미래를,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곁을 서로에게 기꺼이 내어 줄 지금을 함께 그려 나갈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박광명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점박이 개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릴 적 파란색 날개를 가진 선풍기를 켜면 날개가 돌아가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한없이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 여름에 느꼈던 추억을 디딤돌 삼아 『여름 상상』을 쓰고 그렸습니다.
그림책 『대단한 밥』, 『안녕, 중력』을 쓰고 그렸습니다.
뜨거운 불바다 속에서 시작된
아주 새파란 상상!
지구별 친구들과 진정한 가족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펭귄 친구들의 ‘속 시원한’ 선물!
고장 난 여름, 어디선가 남극의 바람이 실려온다
뜨거워도 너무 뜨거운 여름입니다. 그 와중에 에너지 고갈 문제는 현실이 됐고 전기세는 폭등했습니다. 그 탓에 이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도 시민들은 그동안 물 쓰듯 썼던 냉방기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그나마 위안이 되어 주는 선풍기조차 에너지 공급 문제로 툭툭 끊겨 버리기 일쑤지요. 바로 여기, 너무 먼일 같지 않은 가까운 미래의 여름 불바다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여름 상상』 속 주인공 아이는 뜨거운 한숨 소리로 가득 찬 거리 위를 힘겹게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손에는 끼니가 담긴 비닐봉지가 들려 있지요. 아이는 돌아오자마자 자석처럼 이끌려 선풍기를 틀지만, 또 금세 꺼져 버리고 맙니다. 포기하지 않고 타닥타닥 분노의 스위치를 누른 끝에 다시 날개가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무언가 이상한 기류가 감지됩니다. 손에 들려 있던 비닐봉지는 주문에라도 걸린 것처럼 퓌융, 날아오르고 정신없이 번쩍이는 선풍기 바람 사이로 무언가 낯설고 차가운 바람 한 줄기가 새어 나옵니다. 아이가 그 바람 한 줄기에 손끝을 갖다 댄 순간, 선풍기 앞에서 뿅 하고 사라집니다. 불현듯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낯선 땅의 향기가 납니다. 처음 맡아 보는 냄새입니다. 쨍그랑, 소리가 울릴 것 같이 세차게 차가운 바람이 코끝으로 들어와 온몸을 관통하고 지나갑니다.
견디지 못할 열기는
간절한 온기가 되고
두 눈을 뜨니 낯선 얼굴들이 둥둥 새파란 하늘 아래 떠 있습니다. 동동 동그랗고 귀여운 펭귄들의 얼굴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아이는 순식간에 그야말로 낯선 땅, 남극의 찬 얼음 땅 위에 서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하기도 전에 남극의 쨍한 추위가 아이의 몸을 얼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한여름 불볕더위 속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다 난데없이 남극의 새파란 공기 속에 던져져 벌벌 떨고 있는 아이에게, 얼음 땅의 주인인 펭귄들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그리곤 차갑게 얼어붙은 몸을 둘러싸고 덥혀 줍니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서로의 체온을 나눔으로 살아남은 펭귄들만의 행동 양식인 ‘허들링’(추운 바람으로 열이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원형으로 겹겹이 서서, 서로에게 꼭 붙어 기대는 것)이 재현되는 중입니다. 너무 뜨거운 온도는 서로의 체온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버리지만, 너무 차가운 온도는 서로의 온기를 서로에게 꼭 간절한 것으로 만들어 줍니다. 서로의 곁이 서로를 살게 하는 기적이 됩니다. 뜨거움도 차가움도 언제나 양날의 검임을 피부로 느끼면서, 펭귄들의 따뜻한 품 안에 폭 감싸인 아이는 어느새 남극 가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펭귄 한 마리가 아이의 품속에서 이상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바로 아이와 함께 남극으로 날아온 비닐봉지입니다. 처음 느껴 보는 바삭바삭하고 미끌미끌한 느낌이 신기했던 펭귄 친구는 봉지를 훔쳐다 도망갑니다. 그렇게 한바탕 ‘봉지 도둑’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상상한 것, 그 이상이 가능해지는
낯선 얼음 땅의 세계
이 낯선 얼음 땅 위의 추격전은 돌연 놀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차가운 바람을 풍선처럼 실어다 빙빙빙, 휙휙휙 날아다니는 봉지는 어느새 펭귄 친구들과 아이의 몸을 싣고서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날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정신없는 추격전을 끝내고 나니 아이는 목이 마르고 펭귄 친구들은 배가 고픕니다. 그때, 친구들의 눈앞에 아이가 가져온 봉지 속에 들어있던 ‘멸치국수’가 떡하니 등장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후루룩 짭짭, 맛있게 나누어 먹지요. 펭귄 친구들은 처음 맛보는 ‘인간 세상의 맛’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첫눈에는 낯선 만남이었지만 펭귄 친구들은 아이에게 거리낌없는 따뜻한 품과 의도치 않아 더 재미난 얼음 놀이를, 아이는 펭귄 친구들에게 새롭고 낯선 맛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얼음 땅 위에서 퐁퐁 피어난 이 간지러운 우정은 어느새 슬며시 내려앉는 노을빛 위에 얹혀,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 줍니다. 친구들은 함께 커다란 바람을 기다리고, 다 함께 나눠 먹은 빈 멸치국수 그릇은 비행 풍선의 바구니가, 비닐봉지는 남극의 찬 공기를 가득 품고 휭, 날아오른 비행 풍선이 됩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다시 한여름 불바다 속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비둘기 떼 무리의 습격으로 콕콕콕 터진 풍선 구멍 사이, 남극의 바람이 솨아아 쏟아져 내립니다. 새빨갛게 노릇노릇 익어 가던 세상이 새파란 얼음 세례를 받아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구덩이 한가운데서 모두가 간절히 그리워했던 차가운 축복이 내립니다. 너무 뜨거워 망그러져 가던 속이 차갑게 가라앉고 가슴속에 핀 얼음꽃은 어느새 사람들의 얼굴 위로 웃음꽃을 피워올립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한여름 가운데 난데없는 한겨울을 선물처럼 받아든 사람들도, 동물들도, 식물들도 모두 그 투명한 얼음꽃처럼 새파랗게 웃습니다. 비로소 모두가 잠들지 못했던 뜨거운 밤에 안녕을 고하고 달디 단 잠 속으로 스르르 빠져듭니다.
머나먼 세계를 친구로 만들어 주는
발칙하고 달콤한 상상
쨍하게 알록달록하면서도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채색과 귀엽고 재치 있는 이야기가 돋보이는 『여름 상상』은 아주 특별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에너지 고갈 현실 속 더위’는 심각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갇혀 버리기 쉬운 매일매일의 단조로운 틀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담고 있습니다. 그 틀은 사회적인 것이 될 수도, 감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인간의 편의에만 맞춰진 채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세상일 수도, 내가 머물러 있고 내가 느끼는 세상에만 익숙해져 미처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채 갇혀 있는 자아의 감옥일 수도 있지요. 쳇바퀴처럼 당연하게 굴러가는 틀 안에 갇혀만 있다 보면 그 안은 말 그대로 불바다가 됩니다. 벗어날 수 없을 것 같고, 막막하고 답답하고, 화가 나고 끓어넘치고 타올라 주변까지 모두 숨막히게 만들어 버리고 말지요.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더 나아가 약간의 상상을 보태면, 우리는 언제라도 ‘아주 낯선 세계’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 낯선 세계에서는 아주 낯선 생명체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고, 따뜻한 품과 맛있는 음식을 나눌 수 있고, 바람처럼 뛰어다니다 그림처럼 내려앉는 노을을 함께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꺼지지 않는 불바다에 시원한 바람을 선물해 준 건, 바로 그처럼 낯선 세계와 친구가 되어 함께 나눈 웃음, 새로 피어나는 우정의 가능성에 대한 상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때론 추위도 잊게 만들고 때론 더위도 잊게 만드는 바람, 그 바람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우정’이니까요.
가깝고 먼 미래에도 오래오래,
우리가 함께 푸른 웃음을 나눌 수 있도록
그와 같은 세계를, 그와 같은 우정을 상상해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꼭 이 책의 결말처럼 불타는 뜨거운 가슴을 시원한 사랑으로 녹혀 줄 마법의 눈을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상상은 극한의 현실 속에서도 전혀 다른 극점에서 빛나는 가능성을 가늠해 보게 만드니까요. 뜨거운 숨과 함께 멀어 버린 눈을 잠시 감고 숨을 돌리면, 기후 변화와 에너지 고갈 문제가 점점 피부로 다가오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그건 당장 나만의 편의가 아니라 저 먼 땅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내가 상상해 본 적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친구들의 삶의 터전인 ‘얼음 땅’을 상상해 보는 일이고, 또 한편으로는 같은 지구 땅 위를 살아가는 생명들의 ‘친구’로서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울 수 있는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일이고, 돌아오고 또 돌아가는 계절내 지치지 않고 시원한 웃음을 함께 나눌 수 방법은 무엇일지 상상해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어느 유명한 격언처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다면,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박광명 작가의 『여름 상상』은 우리가 이미 겪고 있고 다가오고 있는 중인 어느 가까운 미래에 대한 새빨간 경고이면서 동시에, 그 빨간 신호를 곧 기회로 삼아 핸들을 꺾어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파란 표지판이기도 한 것이지요. 그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계절다운 계절’과 ‘푸른 땅 지구’가 오래도록 꿈이 아닌 현실로 머물러 있을 미래를,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곁을 서로에게 기꺼이 내어 줄 지금을 함께 그려 나갈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박광명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점박이 개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릴 적 파란색 날개를 가진 선풍기를 켜면 날개가 돌아가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한없이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 여름에 느꼈던 추억을 디딤돌 삼아 『여름 상상』을 쓰고 그렸습니다.
그림책 『대단한 밥』, 『안녕, 중력』을 쓰고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