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가 누구 한 사람에게라도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힘들지만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보리바다』 김미영 작가 인터뷰
삶을 이끌어 주는 만남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 『보리바다』를 쓰고 그린 김미영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 표지 이미지
『보리바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아주 기쁩니다. 그림책으로 세상에 말을 걸 수 있다는 것이 제겐 행운입니다.
이 책은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 다닐 때 기획을 하고 더미북을 만들었는데 졸업 후 스토리를 다시 엮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어요. 긴 시간을 통해 완성해간 책이라 더욱 마음이 갑니다.

▲ 초기 더미북
책을 쓰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처음 보리밭을 떠올린 것은 저의 유년시절에 시골에서 뛰어놀던 기억 때문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 초록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청보리밭을 무대로 삼았어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종종 봐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기억될까요? 슬픔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가 얼마나 사람들을 사랑했는지만 보여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 참 어렵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저도 내 옆의 한 사람부터 진실하게 사랑하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종종 봐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기억될까요? 슬픔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가 얼마나 사람들을 사랑했는지만 보여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 참 어렵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저도 내 옆의 한 사람부터 진실하게 사랑하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 스케치 및 채색
작업 기간은 얼마나 걸리셨어요? 작업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어려웠던 점, 즐거웠던 점 등을 이야기해 주세요.
이 책의 기획은 오래전에 되었지만 다시 작업을 시작해서 작업에 집중한 기간은 일 년 반 정도예요.
제가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아이들이 방학이 되면 작업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이 좀 힘들었어요. 먹을거리 챙겨주랴 감정싸움하랴 집중이 잘 안됐어요. 그럴 때는 아예 작업을 중단하거나 모두 잠든 한밤중에 작업을 했지요.
즐거웠던 점은 생각했던 장면이 그림으로 모습을 갖춰갈 때였어요. 장면 구도가 잘 잡혔을 때도 신났고 채색을 할 때는 흥분되기도 했어요.

▲ 작가 노트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까요?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분이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첫 장면을 좋아해요. 그리고 고래가 배를 하늘로 향하고는 지느러미에 분이를 태워주는 장면을 좋아해요. 이 장면에서 잔잔한 위로를 느껴요. 아, 물론 보리피리 부는 표지 장면도 맘에 쏙 든답니다.

▲ 첫 장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요?
이번 작업은 대체로 장면들이 어렵지 않게 풀린 편이었어요. 다만 세필로 작업하다 보니 보리 이삭을 크게 그리는 장면에서는 밀도가 안 느껴져서 엄청나게 붓질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리밭과 마을, 정미소 같은 풍경이 아름답게 그려졌는데요. 어떻게 이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는지 들려주세요.
제가 자랐던 곳은 경주 부근의 농촌마을이었어요. 그곳은 도시와 달리 현대화 속도가 아주 느렸어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이 그림책 풍경처럼 정미소를 지나 보리밭을 가로질러 학교를 다녔어요. 지금은 보리농사를 거의 안 짓지만 그때만 해도 보리농사를 아주 많이 지었어요. 지금도 그 풍경이 생생해요.

▲ 정미소와 보리밭
보리밭이 보리바다로 변하고 고래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그려낸 작가님의 상상력이 놀라워요.
어릴 때도 보리밭을 보며 바다를 상상했었던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바람이 보리밭을 지나가면 그 모습을 나타내니까 신기하기도 했어요. 바람이 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지 않나요?
친구들이 가버리고 홀로 남겨진 분이는 고래를 만나 신나게 놀아요. 여기서 고래는 친구이자 위로자의 역할을 하지요.


작가님에게 보리밭은 어떤 공간인지 얘기해 주세요.
주인공 분이의 모습이 제 모습이기도 해요. 보리밭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놀았거든요.
보리밭 고랑에 몸을 숨길 때는 정말 기분이 신기했어요. 보리밭 밖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거든요. 보리밭과 내가 하나가 되어 비밀을 공유하는 느낌이에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아름다운 빛깔과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도시의 아이들에게도 보리밭의 정서가 충분히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 채색 과정
전작 『아빠나무』에 아버지에 대한 것이라면 『보리바다』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아빠나무』는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아이가 아버지의 그 사랑으로 회복되고 성장해가는 이야기라면 『보리바다』는 엄마의 어린 시절로 들어가서 홀로된 엄마를 위로하는 이야기예요. 두 이야기 모두 제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비슷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다음 그림책으로는 저희 집 고양이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요.
그리고 계속해서 그림책으로 세상에 말을 걸고 싶어요.

▲ 또 하나의 인연, 고양이
“나에게 『보리바다』는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나에게 보리바다는 '엄마 품'이다.
내가 엄마 품에서 나왔고 어른이 된 지금은 제가 안아드릴 때이지요.
독자들이 『보리바다』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보리바다』를 눈으로 충분히 즐기시고 마음으로 상상하며 읽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가 누구 한 사람에게라도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힘들지만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