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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 미리보기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소년

김담이
그림
김희주
발행일
2026-03-16
ISBN
9791193138984 73810
형태
양장 175x227mm 60쪽
정가
₩ 14,000

작은 고래의 바다 24


“남자는 원피스 입으면 안 돼요?“


취향까지 검열하는 세상을 향해

시원하게 펼쳐 보이는 형형색색 꽃무늬



“전 원피스를 좋아하는 남자애예요!”

고정관념의 벽 앞에 던지는 당찬 선언

원피스는 정말 예뻐요. 커다란 장미가 그려진 것도, 엄지손톱만 한 초록색 꽃이 촘촘히 박힌 것도 모두 마음에 쏙 들지요. 입었을 때 바람이 다리 사이로 숭숭 들어오는 기분은 또 얼마나 시원한데요. 마치 나를 입어 달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내가 원피스를 입으면 이상하게 볼까요? “남자는 그런 옷 입는 거 아니야.”, “여자애 같아.”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귓속말을 해요. 심지어 가까운 친구들조차 내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바라보지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었을 뿐인데, 왜 내 소중한 원피스가 찢기고 마음까지 부욱 찢어지는 상처를 입어야 하는 걸까요? ‘남자다움’이라는 이름 아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게 정말 남자다운 걸까요.

어른들은 말해요. 이제 초등학생 형이 되었으니 바지를 입어야 한다고, 그게 당연한 세상의 규칙이라고요. 하지만 ‘남자다운 것’과 ‘여자다운 것’의 기준은 대체 누가 정한 걸까요? 바지를 입어야만 씩씩한 어린이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남들이 정해 준 틀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남들과 조금 다른 모습이어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 아닐까요? 저는 이제 숨지 않기로 했어요.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순간, 제가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걸 아니까요.


“바지 입기 싫어. 너나 입어. 나는 꽃무늬 원, 피, 스가 마음에 든단 말이야.”

_ 본문 31쪽


자기다운 색깔을 긍정하는 모든 이를 향한

연대와 존중의 메시지

이 책은 꽃무늬 원피스를 사랑하는 소년 예준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의 벽을 꼬집습니다. 예준이가 겪는 갈등은 단순히 옷 취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나다움’을 드러냈을 때 마주하게 되는 사회적 시선과 혐오, 그리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인간의 권리와 존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개성과 다양성이 점점 존중받는 세상이지만 성 정체성의 문제는 여전히 두터운 편견과 복잡한 논란 속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그 잣대는 더 촘촘하게 작용합니다. ‘평범함’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통’의 존재로 길러지며 아이들의 개성은 거세됩니다. 이 동화는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자신을 깎아 내는 삶이 과연 행복한지, 그리고 자신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만큼 타인의 다름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우리에게 묻습니다.

찢어진 원피스를 정성껏 수선해 준 엄마의 사랑, 원피스 입은 모습이 예쁘다고 말해 준 시아 누나의 지지, 그리고 비밀을 공유하며 곁을 든든히 지켜 준 율이의 우정은 예준이의 마음속에 용기라는 작은 불씨를 틔워 줍니다. 독자들은 꽃무늬 원피스를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하며 신나게 달리는 예준이를 보며 모든 존재들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색깔과 무늬라는 사실을, 이를 제대로 뿜어 낼 때 가장 매혹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함께 깨달을 것입니다. 바람에 펄럭이는 꽃무늬처럼 자유롭게 자신의 진실을 펼칠 수 있는 힘 또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하지 않아! 이상한 게 아니라고!” 나는 책상을 꽝, 하고 박차며 일어섰다.

_ 본문 45쪽


‘평범함’이라는 벽을 뚫고

존재의 고유한 행복을 응원하는 법

부모님들은 대체로 내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평범하게 자라길 소망합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난 선택이 가져올지 모를 따가운 시선과 소외감을 미리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이의 독특한 빛깔을 ‘평범함’이라는 틀 안에 가두어 보호하려 합니다. 예준이의 가족 역시 처음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남자애가 왜 원피스를 입니?”라는 물음은 아이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편견 가득한 세상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고 싶은 사랑의 표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부모가 정해 둔 기준이 아이에게는 오히려 자신의 진심을 억눌러야 하는 가장 답답한 벽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진짜 행복해지는 길은 세상이 정한 안전한 궤도 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지지받을 때 비로소 열립니다. 예준이의 엄마가 뒤늦게 아이의 속상함을 읽어 내고 찢어진 원피스 위에 정성껏 꽃자수를 놓아 준 것은 단순히 옷을 고친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상처 입은 자존감을 보듬고 예준이만의 특별함을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름다움으로 승인해 준 ‘존중의 선언’입니다. 아이를 사랑한다는 명목하에 아이의 색깔을 지우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의 본모습을 투명하게 바라보고 그 진심을 응원하는 법은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는 책입니다.


찢어졌던 부분에는 예쁜 자수까지 놓여 감쪽같았다. 나는 장미꽃 무늬 원피스를 가슴에 꼭 안았다.

_ 본문 47쪽


아이의 진심을 드러내는 투명한 서사와

자유의 감각을 깨우는 선명한 묘사

글을 쓴 김담이 작가는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성 역할’과 ‘다름’이라는 화두를 날카로운 훈계가 아닌, 날것 그대로의 언어와 생생한 시선으로 투명하게 길어 올렸습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준이가 마주하는 찰나의 설렘과 서늘한 두려움, 마침내 스스로를 긍정하며 싹 틔우는 단단한 자존감의 파동을 세밀하게 포착합니다. 작가의 문장은 세상의 잣대에 위축된 아이들에게는 든든한 ‘자기 편’의 목소리가 되어 주고, 어른들에게는 사회화의 과정 속에서 거세당했던 자신만의 취향과 원형을 떠올리게 합니다.

김희주 작가의 그림은 예준이가 겪는 감정의 굴곡을 과장 없이 담아내며 이야기의 몰입을 돕습니다. 작가 특유의 환하고 편안한 색채는 인물의 심리 변화를 충실히 따라가며, 간결하게 절제된 연출과 여백은 텍스트 너머의 생각와 여운을 심화시킵니다. 바람을 머금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꽃무늬 원피스의 움직임은 주인공의 충만한 해방감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두 작가의 투명하고 선명한 표현들이 어우러진 이 책은, 남들의 시선에 맞춘 무채색 삶을 벗어나 자신만의 빛깔을 찾아가는 아이의 여정을 효과적으로 보여 줍니다. 이는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며 자라나길 바라는 진심 어린 응원이자,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원피스가 바람에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나는 생각했다. ’원피스 입고 오길 참 잘했어.

_ 본문 55쪽



작가 소개

글 김담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좋아하고 아이들이 많이 웃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믿습니다. 하하 호호,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 주는 일을 하며 아이들을 위한 글, 어른들을 위한 글, 아이와 어른의 마음을 잇는 이야기를 씁니다. 소설과 동화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제30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쓴 책으로 장편 동화 『올해의 5학년』과 소설집 『경수주의보』가 있습니다.


그림 김희주

흘러간 날들 중 마음에 남은 조각들로 그림책을 짓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탱탱볼』, 『할머니의 감기약』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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