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
나는 친구가 없어요

By 2026년 01월 28일작가 인터뷰

『나는 친구가 없어요』 김혜리 작가 인터뷰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위로를 건네고 힘을 나누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표지 이미지>

 

『나는 친구가 없어요』가 출간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집중해서 작업한 책이 나왔을 때의 소감이 어떠신가요?

간절히 꿈꿔왔던 일이 막 일어났습니다.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네요. 그림책 작업을 하며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제 책을 통해 많은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바람 하나로 견뎌낸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응원해 주시고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업실 풍경>

 

이 책은 제목과 표지부터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는 듯해요. 『나는 친구가 없어요』라는 제목은 어떻게 지어졌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제목만 들으면 ‘슬픈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하고 읽어 주세요. 자신은 항상 혼자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쓸 법한 솔직하고 순수한 느낌의 제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나는 친구가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전 있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나요? 『나는 친구가 없어요』가 시작된 첫 출발점이 궁금합니다.

평소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림책 소재를 구상할 때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만한 소재를 쉽게 써보자고 다짐했었습니다. 마침 기획안을 구상할 때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그림 속 계절도 겨울이 되었지요. 덕분에 잊지 못할 겨울을 보냈습니다.

 

<작업실 풍경>

 

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구상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이야기가가 있는 그림을 참 좋아하는데요. 그림책 작가로 데뷔하기 이전에 그렸던 단편적인 작품에도 언제나 스토리를 집어넣곤 했습니다. 그림책의 세계로 들어온 지금, 책을 통해 독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살다 보면 한 번쯤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위로를 건네고 힘을 나누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와 주변 인물들을 구상하며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창작된 이야기더라도 현실감 있게 표현하려고 신경 썼습니다. 주인공 아이의 미묘한 표정과 몸짓, 또래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만으로 그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기억해 두었다가 그림 소재로 삼곤 했습니다. 그림책 속 장면들은 대부분 실재하는 장소를 모델로 선정했고, 그곳에서 아이가 느꼈을 법한 감정과 순간들을 포착하려 했습니다.

 

<캐릭터 연구>

<캐릭터 연구>

<채색 연구>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혹은 그리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이 있을까요?

완성하지 못하고 남겨두었던 눈사람이 후반부에서 완성된 것을 처음 본 장면을 꼽고 싶습니다. 그 순간 누군가와 우연히 마주치지요. 마침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는데,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있던 아이가 위로와 더불어 처음 용기를 얻게 됩니다. 그 장면을 그리면서 특히 더 행복하고 설렜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 무엇일까요?

스스로 외톨이라고 느끼던 아이의 감정선과 아이를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현실성 있게 그려내는 것이 까다롭고 어려웠습니다.

 

이번 작업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작업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도 궁금합니다.

한겨울의 풍경을 상상만으로 그려내는 데 한계가 있어서, 직접 가서 느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려내 현실감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돌다리를 건너보며 제가 마치 그 아이가 된 것처럼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려 했습니다. 작업에 한참 몰입하던 계절은 무척 추웠지만, 내내 마음만은 따뜻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섬네일 스케치>

 

촘촘하고 섬세하면서 감정들을 깊이 있게 담아낸 그림들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셨나요?

종이의 질감과 연필 선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연필 스케치로 그림을 완성하고 스캔한 뒤, 직접 만든 색 조각을 붙여 완성했습니다. 수작업이 주는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운 느낌을 선호해서 주된 작업은 대부분 손으로 그리고, 디지털 매체는 마무리 단계에서 최소한으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 아이의 하루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각각 다른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이러한 형식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나는 친구가 없어요』는 대조적인 두 번의 하루를 보여주는 형식이 특징입니다. 혼자만의 틀 안에 갇혀 있을 때 우리는 단 하나의 세상만 볼 수 있지만, 그곳에서 한두 걸음만 떨어져 나와도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두 부분으로 나뉘는 구조를 통해 하나의 상황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장면 속에 등장하는 눈사람은 이야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눈사람에 담긴 의미를 짚어 주신다면요?

아이는 눈사람을 완성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등교하는데, 어쩐 일인지 하굣길에 완성된 눈사람을 발견하게 됩니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아이에게 ‘눈사람’은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암시하는 장치입니다.

 

<섬네일 스케치>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 아이가 마침내 새 친구를 만나며 미소 짓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독자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셨나요?

아이가 처음으로 햇살 같은 미소를 보여주는 장면인데요. 혹시 지금 힘든 상황에 처한 친구가 있다면 “지금은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결국 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토닥여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분명 주인공 아이처럼 환하게 웃게 될 거예요!

 

작가님에게도 주인공 아이와 비슷한 기억이나 마음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도 초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전학을 간 경험이 있어 낯선 환경에서 겉돌았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저를 생각해 주는 가족, 선생님, 친구들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살다 보면 한 번쯤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사실은 나를 지켜봐 주고 생각해주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변 존재들로부터 엄청난 위안을 얻거든요. 우리 집 강아지 ‘천둥이’에게서도요.

 

작가님에게 그림책은 어떤 의미인가요? 앞으로 그림책으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어린 시절부터 그림책은 유일한 제 친구였습니다. 그림을 그린 뒤 말풍선에 마음대로 대사를 넣거나, 인형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그림책은 저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매체입니다. 책만 펼치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세상으로 우리를 데려다주니까요.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내며 독자분들을 제 이야기 세상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채색>

 

다음으로 준비 중인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AI 세상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본질은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부지런히 작업해서 다음 책도 얼른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에게 『나는 친구가 없어요』는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나는 친구가 없어요』는 ‘사랑’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다는 표현에 약간 인색하지 않나 싶어요. 새해에는 서로 기꺼이 먼저 다가가 다정하게 표현하는, 사랑을 아끼지 않는 세상이 되길 희망합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편안하고 자유롭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제 책이 새로운 시작을 앞둔 친구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따뜻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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